이번 주 거실 책장을 정리하고 각 방 옷장에 있는 옷들을 싹 정리해서 헌옷가게에 팔았다. 비대면 수거를 해주고 금액까지 입금해 주니 너무나 편한 세상.
35kg 옷, 신발, 가방을 버렸고 45kg 책을 버렸다. 그런데 왜 달라진게 안 보이지? 아마 옷장 속들을 정리한 거라 큰 티가 안 나나 보다.
그리고 거실 티비장이 책장비슷해서 싹 다 정리하고 심플한 디자인의 티비장을 들이고 싶어졌다.
부지런히 틈틈이 버릴 것 버리고 정리할 것 정리 중인데 쉽게 끝나지 않는다.
이렇게 봄을 맞을 준비 하는데 맘 한편이 무겁다.
6년 가까이 주말 부부를 하는 우리다. 달라도 너무 다른 우리. 먹는 것, 보는 것, 입는 것 그 어느 하나 성향이 일치하는 게 없는 것 같다.
좋아하는 음식도 좋아하는 영화나 tv예능도 달라도 너무 달라. 그러니 같이 tv 보다가 말싸움이 될 때가 있다.
지난주 우연히 tv 돌리다 금쪽같은 내 새끼? 를 잠시 봤는데 초4 아이가 필리핀인지 베트남인지 암튼 친엄마임에도 불구하고 엄마를 무시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을 보고 내가 열받았다.
어찌 저럴 수가 있냐고 남편이 그냥 옆에서 보기만 하고 참견도 안 하고 잘못된 거 바로 잡아야지 열변을 토하니 옆에 있던 신랑이 때려야 한단다. 헉이다 헉
울 아이들 한 번도 때린 적 없는 사람이지만 어찌 그래도 말 안 들으면 때려야 한다고 생각하는지. 난 거기서 신랑의 안일한 태도를 같이 이야기할 줄 알았는데 보는 방향이 달랐다. 더 싸움 날까 봐 채널을 돌렸다.
그리고 이번 주 금요일. 아니 이런저런 말을 건네도 돌아오는 대답은 없고 냉랭하다. 뭐지? 둘째랑은 웃으며 말도 잘하면서 나를 무시하는 기분이 들었다.
아이가 있으니 큰 소리 내기 그래서 톡으로 물었더니 본인이 말 걸면 싸움이 나서 말을 자제중이란다. 이게 말이야 방귀야?
아니 자제 중인 거랑 기본적인 의사소통하는 거랑은 다르지 않나? 아니 이런저런 말을 하는 내게 단 한 번도 대꾸도 안 하고 무시하더니 둘째랑은 이야기하는 모습을 본 나는 어떤 생각을 할지 못 느끼나? 진정 대문자 T며 이기적인 인간이다.사실 책장 정리하면서 연애 때 썼던 내 일기장을 발견했다. 역시나 연애 때도 생각차이로 힘들었던 나였음을 알고 역시 우리의 연애 5년 결혼 20년은 너무 길다. 이젠 서서히 멀어지는 연습이 필요한 시점임을 느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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